인사말 The Association for Korean Historical Studies




존경하는 한국사연구회 회원 여러분께

 

안녕하십니까.

향후 2년간(2024-2025) 한국사연구회 회장을 맡게 된 서울대 국사학과의 남동신입니다.

우리 연구회는 1967년 창립 이래 한국사 분야의 학문적 연구와 사회적 실천에서 실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창립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학회를 이끌어오신 역대 임원진 선생님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특히 코로나19가 초래한 팬데믹의 비상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신 오영교 전임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과, 팬데믹 종식 이후에 학회 운영을 안정화시키고 새로운 도약의 토대를 다지는 데 헌신하신 이진한 전임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한국사연구회가 60년 가까운 세월을 거치며 학계의 중추 학회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힘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연구에 정진하고 계시는 학회 회원 여러분에게서 나온 것이라 하겠습니다.

오늘날 한국사학의 연구 환경과 연구 지형은 큰 폭으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학문후속세대의 급격하고도 장기적인 감소 추세는, 연구자 개개인으로 하여금 일당백의 연구역량을 갖출 것을 요구합니다. 저는 낙관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학문적 호기심과 순수한 열정이 앞장서고 합리적이고 명료한 질문이 뒤따른다면, 그 답 또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은 연구자들에게 든든한 우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변화로 저는 역사를 소비하는 대중의 점증하는 요청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은 경제적으로 세계 최빈국에서 출발하여 개발도상국을 거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였으며, 정치적으로도 오랜 군부 독재를 청산하고 마침내 민주화를 달성하였습니다. 이러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토양 위에서 오늘날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한국 문화(K-Culture)’가 꽃피울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유엔무역개발회의는 20217월 만장일치로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선진국으로 공인하였는데, 이는 한국의 성장 사례가 나머지 개도국들에게 또 하나의 성장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역사대중들은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성취에 대하여 커다란 자긍심을 느끼며, 그러한 자긍심을 자국사에서도 갖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학계가 향후의 학문적 지향을 설정할 때 학문적 진정성을 중심에 놓되 마땅히 역사대중의 요청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하나의 대답으로서 한국적 연구 모델의 정립을 제언하는 바입니다. 한국사연구회는 창립 이래 지금까지 놀라운 성취의 역사를 한국 사회와 함께 경험하고 목격하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연구회야말로 한국의 유구한 역사적 경험과 그것이 남긴 역사 유산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발굴하고 연구함으로써, 역사학에서 한국적 연구 모델을 정립할 적임자라 하겠습니다.

우리 연구회의 학술발표회와 한국사연구는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 성장해왔습니다. 월례발표회와 학술대회는 기획을 좀더 강화하되, 진행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병행하겠습니다. 활발한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연구회의 학술활동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 부탁드리며, 특히 많은 신진연구자들이 발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추천해주시기 바랍니다. 학술발표회와 연계하여 한국사연구또한 학술지로서의 특집과 기획을 강화할 것입니다. 전문성을 갖춘 기성의 필자와 심사자를 적극 발굴하며, 아울러 학문후속세대 내지 참신하고 시의성 있는 연구에 더욱 주목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수등재지한국사연구가 한국사 분야를 대표할 뿐 아니라 한국사 연구를 선도하는 학술지로서의 위상을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쪼록 2024년 새해에도 회원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하며, 일상과 학문에서 힘차게 전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24. 1. 17. (수)

한국사연구회 회장 남동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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